한국일보

아르헨티나 요리전문 깔리토스 가르델

2002-01-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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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외식

▶ 생음악 탱고가 있는 명물 스테이크집

요즘 언론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가 아르헨티나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에비타’에서 에바 페론이 불렀던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때문일까. 남반구에 위치, 우리와 정반대의 계절을 살고 있는 나라임에도 아르헨티나는 이웃처럼 가깝게 느껴진다. 물론 친구와 친척들이 이민 가서 살고 있다는 사실도 아르헨티나를 남 같지 않게 만드는 이유겠지.

끊임없이 펼쳐지는 드넓은 초원 팜파스에서 방목해 키운 소로 만든 아르헨티나의 고기 요리는 세계 최고. 따뜻한 태양은 탐스러운 야채와 과일들을 영글게 하고 바닷가에서는 해산물이 풍부하게 잡히는 땅. 여기에 요리라면 빠지지 않는 이태리 사람들이 이주해 살고 있으니 아르헨티나는 맛있는 요리가 탄생할 모든 요건을 갖춘 셈이다.

젊음의 거리 멜로즈에 자리한 깔리토스 가르델 (Carlitos Gardell)은 아르헨티나의 독특한 먹거리와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 우리에게야 생경한 이름이지만 가르델은 1930년대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한 탱고 했던 인물이다. 볼베르, 라 꼼빠르시다는 물론, 영화 ‘우체부’에서 파블로 네루다가 유성기에서 흘러나오는 가락에 맞춰 아내와 춤을 추었던 탱고 선율 역시 그의 음악이었다. 그의 이름을 딴 가르델에서는 목,금,토 저녁 8시부터 문닫는 시간까지 라이브로 연주되는 탱고 선율이 애잔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울려 퍼지고 있다.


버섯 꼭지에 고기를 채워 넣은 전채 (Hongos Rellenos)를 앞에 하고 보니 정성을 다해 잔치 상에 고기완자를 올리던 우리 여인네 같은 안주인 아즈니브의 정성이 느껴진다. 한 번 왔던 손님들은 다시 꼭 시킨다는 감자 튀김 (Papas Fritas Provenzal). 무엇이 그처럼 평범한 프렌치프라이를 가르델에서 가장 자랑하는 요리로 만들까, 싶었다. 그런데 갓 튀겨낸 감자에 생 마늘과 파슬리를 송송 뿌려낸 프렌치 프라이는 흔히 맥도널드에서 먹던 것과는 그 차원을 달리 한다.

피멘토 크림 소스로 맛을 낸 라비올리는 가지와 모짜렐라 치즈가 안에 들어가 맛이 아주 담백하다. 생선을 한 마리 통째로 요리해 내는 스페셜은 매일 가장 신선한 것을 준비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한 소고기로 구워냈다는 립아이 스테이크 (rib Eye Steak a la Criolla)는 "역시 고기는 아르헨티나야" 하는 믿음을 확인하게 해준다. 아르헨티나 양념인 치미추리 소스는 빵은 물론 고기에 찍어 먹어도 맛이 그만이다. 보조글리언 (Bozoghlian)집안의 잘생긴 세 아들, 막시밀리아노, 로드리고, 제라르도의 기분 좋은 서비스를 받고 있자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착각마저 느껴진다.

▲종류: 아르헨티나 요리
▲오픈 시간: 런치 월-금, 11시 30분-2시 30분. 디너 월-토 6-11시, 일 5-10시.
▲가격: 전채는 3-9, 메인 디쉬는 8-21달러.
▲주소: 7963 Melrose Ave. LA 90046 한인타운에서 Melrose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보면 Fairfax를 한 블락 지나 오른쪽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 (323)655-0891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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