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와인샵 Carlson’s운영 김경묵-미미 부부

2002-01-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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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의 향기

와인의 세계로 제대로 들어서는데는 좋은 길잡이를 만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와인은 그만큼 다양하고 오묘하다. 그래서 와인애호가들은 대학 클래스에 등록해 전문가들로부터 와인에 대해 배우고 공부하기도 한다. 고급식당들이 비싼 돈 주고 소믈리에를 고용하는 것은 손님들에게 이런 길잡이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가장 손쉽게 도움을 받을수 있는 곳은 바로 와인샵이다. 와인을 구입하면서 그 자리에서 받는 안내는 그만큼 실질적이고 편리하다. 그래서 와인샵 주인들은 와인 전문가로 봐도 무방하다. 손님들이 와인뿐 아니라 정보도 찾는 만큼 모르면 손님상대하기가 힘들다.

밸리 우들랜드 힐스에서 와인샵 Carlson’s를 운영하는 동갑나기 김경묵·미미(38)부부는 손님들 사이에 ‘와인박사’ 통한다. 50년 가까운 전통을 자랑하는 이 업소를 인수한지는 2년 남짓이지만 남편 김씨는 워낙 와인을 좋아해 십수년전부터 와인 관련 책과 잡지를 탐독해 온 와인광이다. USC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는 자신이 너무 좋아 하는 와인을 아예 생업으로 선택했다.


미국의 와인인구는 매년 20~30%씩 늘어나는 추세. 그런 가운데 저급와인 시장은 정체된 반면 고급와인 시장은 급성장 하고 있다. 얼마나 와인 인구가 늘었는지 레드와인과 같이 먹는 육류의 소비량도 덩달아 뛰어 올랐을 정도. 그런 측면에서 와인샵은 비즈니스로서도 상당한 전망이 있어 보인다.
김씨에 따르면 와인소비층은 3가지 유형을 보이는데 초보자들은 브랜드에 따라 와인을 구입하고 와인지식을 어느정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와인전문지가 내린 평가에 많이 의존한다. 또 다른 하나의 유형은 다른 요소들보다 가격이 비싼 것을 우선적으로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 그러나 김씨는 "처음부터 비싼 와인을 찾기 보다는 싸지만 맛이 괜찮은 와인부터 시작하는게 좋으며 다양한 음식에 다양한 와인을 시도함으로써 궁합을 찾아 가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초보자일수록 과일향이 풍부하고 떫은 맛이 덜한 캘리포니아 와인을 많이 찾고 오래된 애호가들은 프랑스등 유럽산 와인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 캘리포니아 산 레드와인의 왕자라 불리우는 캬버네 소비뇽의 경우 한때 가격면에서 유럽산에 경쟁력을 지녔으나 수요가 늘면서 값이 매년 크게 올라 이제는 프랑스 와인이나 캘리포니아 와인이나 가격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김경묵씨는 "와인 마시는 것도 문화 체험인만큼 꼭 어느지역 와인만을 고집할게 아니라 이것저것 다양하게 마셔보는게 좋다"고 권한다.

이 와인샵에는 2달러99센트 짜리에서부터 1병에 799달러나 하는 82년산 무통 로쉴즈에 이르기까지 약1,200종의 세계 각국 와인이 갖춰져 있다. 온라인 판매를 위한 웹사이트(101wine.com)도 구축중에 있으며 부인 미미씨는 본국의 포털사이트인 ‘다음’에 ‘LA와인카페’를 운영하고 있는등 부부가 한뜻으로 같은 길을 가고 있다. 21900 Ventura Blvd. Woodland Hills, 818-347-3304

<조윤성 기자>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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