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와인잔

2001-12-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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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잔은 튤립이나 풍선모양의 몸통(보울)에 가늘고 긴 다리(줄기)로 이뤄져 있다. 다리가 가늘고 긴 것은 미학적인 이유뿐 아니라 체온이 와인에 전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에서 그러하다.

전반적 형태는 비슷해도 와인 잔은 보울의 크기과 줄기의 길이에 따라 다양한 모양을 갖게 된다. 그렇다면 와인의 종류에 따라 와인 잔을 달리하는 것이 필요할까. 그것은 전적으로 마시는 사람의 자유. 초보자라면 굳이 와인 잔까지 가릴 필요는 없겠지만 와인 잔의 모양이 다양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인 만큼 좀 더 미세한 맛까지 음미하려면 와인 종류별로 다른 글래스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레드와인을 마실 때 쓰는 잔은 좀 크고 오목하게 생겼다. 이 잔을 사용하면 와인이 혀 안쪽으로 떨어져 텁텁한 맛을 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화이트와인용 글래스는 레드와인용 글래스보다 덜 오목하다. 화이트와인이 혀 앞쪽에 떨어져 싱큼한 맛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샴페인 글래스의 경우에는 탄산가스의 공기방울이 오래 올라오도록 하면서 눈으로 이를 잘 볼 수 있도록 좁고 길게 생긴 것이 보통이다.

와인 잔은 두께가 얇고 투명해야 한다. 그래야 그 빛깔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입으로 넘길 때 좋은 기분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대충 아무 잔이나 사용해도 뭐라 할 사람은 없겠지만 처음부터 제대로 된 잔에 와인을 잘 매치 시켜 마시는 것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와인의 맛과 와인 잔의 모양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깨달아 가는 것도 와인 마시기가 주는 즐거움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조윤성 기자> yoonscho@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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