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맛-인테리어-음악 "비엔나3박자"

2001-12-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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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랜드힐스의 오스트리아 음식 전문점 세르부스(Servus)에 들어서면 비엔나 숲 속의 이야기가 들려오는 것만 같다. 요한 스트라우스의 초상화, 실내를 가득 채운 흥겨운 왈츠 선율, 빨간 색이 고운 사방의 벽면. LA 한 복판에서 동부 유럽의 이국적인 인테리어를 대하자니 비엔나 도심 한가운데를 흐르는 다뉴브 강의 잔물결이 눈앞에 그려진다.

세르부스는 비엔나 사람들이 친구나 가족에게 보내는 따뜻한 인사말. 고객들이 편한 마음으로 비엔나 스타일의 저녁 식사와 문화를 경험하길 소망하는 메타와 프란츠 한(Meta, Franz Hahn) 부부는 따뜻한 미소와 함께 ‘세르부스’라는 인사말로 고객들을 반긴다. 낮에는 NBC 투나잇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헤어 스타일리스트로 일하는 이들 부부는 사랑하는 조국의 음식을 통해 오스트리아를 널리 알리고자 레스토랑을 시작한 문화 대사들.

오스트리아 음식은 기본적으로는 독일 음식과 비슷하지만 헝가리와 체코의 영향을 받아 훨씬 다양한 향을 갖고 있다. 동부 유럽을 여행할 때 입김이 하얗게 서리는 추위를 녹여주었던 굴라쉬 수프에의 따뜻한 추억을 되살려 보고 싶다면 굴라쉬수페(Gulaschsuppe)로 저녁을 시작해 보자. 소고기 스튜인 굴라쉬는 겨울철, 맛있게 먹었던 그 맛 그대로 따뜻하고 향기롭다. 굴라쉬는 전채로도, 그리고 스파츨과 함께 메인 디시로도 즐길 수 있다.


비엔나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를 만큼 오스트리아의 가장 대표적인 요리는 비엔나 슈니츨(Wiener Schnitzel). 고기를 얇게 두드려 편 후 빵가루에 묻혀 튀겨낸 것으로 돈가스, 비프가스와 튀김옷이 조금 다를 뿐, 거의 비슷한 맛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그렇게 좋아했다는 요리로 그의 죽음 역시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독살이 아닌 슈니츨 식중독이었다는 일설도 전해져 온다.

다양한 종류의 메인 디시를 조금씩 시식해볼 수 있는 바우어슈마우스(Bauerschmaus)는 돼지고기 로스트, 소시지, 덤플링, 사우어크라우트가 양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듯, 한 상 푸짐하게 나온다. 본래 독일과 오스트리아 요리는 맛없기로 악명이 높은데 다행스럽게도 음식 맛이 소문처럼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다.

오스트리아에서 수입한 맥주와 와인이 여러 종류 있는데 약간 과일 향이 첨가된 것이 음식과 최고의 궁합을 이루며 맛이 좋아 마냥 들어간다. 후식인 애플 슈트들(Apple Strudel)은 아이스크림 한 스푼과 함께 아라모드로 즐기면 더욱 좋다. 아, 참. 그 유명한 비엔나 커피는 비엔나에 없다. 비엔나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멜랑쥬(Melange)를 달라고 하길.

▲종류: 오스트리아 요리 ▲오픈 시간: 월~금요일, 오후 5~10시. 토요일은 4~10시까지 저녁 식사만 하며 일요일은 문을 닫는다. ▲가격: 전채 요리는 3~6달러, 메인 디시가 11~19달러. ▲드레스 코드: 캐주얼 ▲주소 22456 Ventura Bl. Woodland Hills, CA 91364 한인타운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가 Shoup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가면 Ventura 선상에 있게 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왼쪽으로 나온다. ▲예약 전화: (818)591-1900
<박지윤 객원기자> 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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