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통 인도식당 봄베이 팰리스

2001-11-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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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외식

▶ 향신료 쓴 ‘가재 마살라’ 오묘한 맛

풍부한 향신료와 차를 찾아 콜럼버스로 하여금 바다 건너 삼 만리를 헤매게 만들었던 나라. 붓다와 크리슈나무르티, 라즈니쉬, 요가난다 등 해탈에 이른 성현들이 태어난 곳, 인도. 무엇을 먹으면 그들처럼 해탈에 이를 수 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봄베이 팰리스 (Bombay Palace)는 남가주 레스토랑 작가들이 주는 금메달 상을 세 차례나 받은 바 있는 정통 인도 식당으로 드넓은 인도 땅 가운데서도 북부 지역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시바 신을 비롯해 하얀 벽면에 구멍을 뚫고 안치한 힌두교의 다양한 신들의 모습이 신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도 요리’ 하면 자동적으로 카레를 떠올릴 테지만 사실 인도 요리는 토마토 소스로 만든 것, 매콤한 고추 맛이 나는 것 등, 그들이 믿는 신들과 언어처럼 다양하다. 먹고 싶은 것이 많은 만큼 궁금한 것도 많은지라 탄도리가 대체 뭐냐고 물어봤다. 머리에 터번을 감은 것이 꼭 ‘영국인 환자’에 나오는 킵과 닮은 샤크교도 주인은 성자 같은 눈매를 하며 주방으로 초대해 꼭 가마솥 얹어 놓은 부뚜막 같은 탄도리 오븐을 보여준다.

아하! 참숯으로 은근한 열이 나는 요 안에다 구워 낸 것이 탄도리이고 밀가루 반죽을 턱 갖다 붙여 놓으면 난 브레드 가 되는 거로구나. 탄도리의 소재는 양고기, 생선, 새우 등 다양하다. 부뚜막의 은근한 온도로 요리 할 줄 아는 사람들의 음식이라 그런지 입에 잘 맞는다. 인도에 매료된 시인, 유 시화의 표현대로 인도 음식 체험은 하늘 호수로 떠난 먹거리 여행처럼 새롭다.


다양한 메뉴지만 유독 소고기와 돼지 고기 요리는 없다. 물론 종교적인 이유 때문이다. 전채 가운데 야채 사모사 (Vegetable Samosa)는 야채로 속을 채운 인도 식 튀김 왕만두로 고소하니 맛있다. 가재 마살라 (Lobster Masala)는 가재 살을 발라내어 향신료를 풍부하게 써서 한 고급 요리로 그 맛이 오묘하다. 닭고기를 탄도리에 구워낸 후에 토마토 크림 소스에 졸인 마카니 치킨 (Makhani Chicken)은 봄베이 판 닭도리 탕이라고 해야 할까. 향기로운 소스가 입에 감긴다. 야채 요리 가운데는 치즈와 시금치 으깸 (Palak Paneer)이 부드럽다. 한알 한알 다 떨어지는 밥 (Peas Pulao)에 나머지 요리들을 반찬처럼 먹는다고 하니 아무래도 인도 사람들, 우리와는 친척 사이였던 게 아닐까 싶다. 아참! 쿨피 (Kulfi)라는 이름의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과 굴랍 자문 (Gulab Jamun)이라 불리는 꿀로 만든 전병 맛을 꼭 보길. 왜 그들이 카마수트라를 만들어낸 후예들인지를 알 수 있을 테니까.

▲종류: 인도 요리
▲오픈 시간: 런치, 11시 30분부터 3시. 디너, 5시 30분부터 10시 30분.
▲가격: 밥과 난 브레드, 고기 요리 하나, 야채 요리를 골고루 상에 놓고 먹으려면 1인당 약 20달러 정도가 든다. 점심 뷔페는 8달러95.
▲드레스 코드: 세미 캐주얼
▲주소 8690 Wilshire Bl. Beverly Hills, CA 90211 (Wilshire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 La Cienega를 지나 Hamel과 만나는 지점, 왼쪽에 있다.)
▲ 예약 전화 : (310) 659-9944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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