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랑스 전문식당 피노 할리웃

2001-11-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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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외식

▶ 보졸레 누보 출하 축하디너 마련

와인 애호가들이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 11월 셋째 주. 올해의 결실로 빚은 신선한 보졸레 누보가 프랑스로부터 도착하면 남가주의 내노라하는 프랑스 식당들은 특별 디너를 준비하고 박카스의 제전을 벌인다.

파리의 하늘 밑에서 향기로운 와인과 맛있는 요리로 파리지안과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비스트로. 헐리웃 한복판에 자리잡은 피노 할리웃(Pinot Hollywood)는 비스트로 형태의 레스토랑으로 좋은 와인, 맛있는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갈증을 느끼는 삶의 멋스러움이 가득한 장소이다.

자연 채광 방식의 천장을 통해 밤하늘의 별들을 한껏 들여놓고 장작이 탁탁 타들어 가는 소리를 들으며 나누는 저녁 식사를 마다할 여자가 얼마나 될까. 보르도, 버건디, 그리고 이번 주말에 들어올 보졸레를 비롯한 프랑스 와인의 독특한 향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자면 어디선가 에디뜨 피아프의 조금은 퇴폐적인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로버트 드니로의 눈매와 레옹, 장 르노의 코를 쏙 빼어 닮은 주방장, 다니엘 로시 (Daniel Rossi)는 20여 년의 세월 동안 프로방스를 비롯한 전세계의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일해온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 그가 본 아름다운 자연, 그가 만난 다양한 사람, 그의 혀에 닿았던 음식들은 이곳에서 그가 만들어내는 요리 접시 위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신선한 재료의 구입, 재료 본래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을 생명으로 여기는 그는 파스타, 해물, 닭고기, 양고기 요리에 우드 그릴 요리까지 결코 첫 키스의 경험처럼 강렬하지 않지만 긴 여운이 남는 은은한 맛을 선사한다.

다음주 월요일인 11월 19일, 피노 할리웃에서는 보졸레 누보의 출하를 축하하는 디너 메뉴가 특별히 마련된다. 4코스의 다양한 메뉴를 코가 삐뚤어질 때까지 부어주는 보졸레 누보 와인과 즐길 수 있는 이 특별 디너는 1인당 35달러.

베이즐과 마늘 향이 강한 시골 풍의 수프로 시작하는 만찬은 양젖 치즈 튀김을 얹은 엔다이브 샐러드 (Marinated Goat Cheese Beignets), 염장 대구를 다시 불려 크림 스타일로 만든 브란다드 (Brandade de Morue), 배 조각과 호두가 들어간 샐러드 (Garden Salad) 등 두 번째 코스로 이어진다. 메인 디쉬로는 붉은 포도주에 닭고기를 절여 요리한 꼬꼬뱅 (Coq au Vin), 프로방스 지방의 해물 찌개인 부에야베스 (Bouillabaisse), 부르귀뇬 스타일로 요리한 소꼬리 요리 (Braised Beef oxtail Bourguignon) 세 가지를 마련했다. 감자, 버섯 갖은 야채가 곁들여진 것이 영락없이 우리네 꼬리 찜 맛이라 사람 먹고사는 것 별다를 것 없다는 생각에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종류: 프랑스와 지중해 지역 요리
▲오픈 시간: 런치, 월-금 11시 30분부터 5시까지. 디너, 월-토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가격: 전채 요리는 6-11달러, 런치 메인 디쉬는 12-20달러, 디너 메인 디쉬는 14-27달러.
▲드레스 코드: 세미 캐주얼
▲주소 1448 N. Gower St. LA, CA 90028 (Sunset을 타고 서쪽으로 가다보면 Gower와 만나는 지점, 남동쪽 코너에 있다.)
▲ 예약 전화 : (323) 960-1762.

<박지윤 객원기자>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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