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입안에서 살살녹는 양고기 ‘램 생크’

2001-11-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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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 펠리츠 길의 탬 오 셴터 인 (Tam O’Shanter Inn)은 1922년 문을 연 이후, 단 한 번도 경영진이 바뀌지 않고 뿌리 깊은 전통을 이어 내려온 식당으로 존 웨인, 월트 디즈니 등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단골이었다.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는 빨간 색 공중 전화 박스에서부터 마치 런던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가 흠뻑 느껴진다.

실내에는 벽난로가 붉게 타오르고 귀족의 문장을 새긴 깃발이 천장에 매달려 있어 중세 기사의 집으로 저녁 초대를 받은 것 같다. 벽에는 그저 한 두 가지로만 알고 있던 영국과 스코틀랜드의 체크 무늬가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액자가 전시돼 있고 짙은 색의 유화도 몇 점 걸려 있어 분위기의 중후함을 더해준다.

하얀 블라우스와 까만 조끼로 가슴을 터질 듯 조인 종업원들은 체크무늬 치마, 머리에는 빨간 모자를 쓰고 기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40년 이상, 이곳에서 일해온 웨이트리스는 주름진 얼굴이 예뻐 보일 정도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주는 섬세한 서비스를 보인다.


템 오 셴터는 로리즈 레스토랑 (Lawry’s)과 같은 경영진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프라임 립 (Prime Rib)이 최고이다. 크림 옥수수와 시금치 요리, 요크셔 푸딩, 호스 래디쉬의 매콤한 맛 역시 로리즈의 것 그대로이다. 버건디 와인 소스로 양고기를 천천히 조리한 램 섕크 (Lamb Shank)는 꼭 갈비찜처럼 육질이 부드럽다.

퍼피 씨가 들어간 드레싱이 새콤달콤해 기존에 먹어봤던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을 선사하는 시금치 샐러드 (Spinach Salad). 눈곱보다 작은 크기의 퍼피 씨앗이 이토록 향기로운 맛을 전할 수 있다는 것이 불가사의다. 전세계에서 가장 좋은 체더 치즈 생산지는 영국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체더 치즈를 맥주와 함께 녹여 만든 전채 요리 (Scotch Rarebit)가 부드럽게 혀를 감싸온다.

템 오 셴터에서는 일요일 아침, 샴페인 선데이 브런치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실 너무 괜찮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고 싶었었다. 수프나 샐러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전채와 에그스 베네딕트 (Eggs Benedict), 크레이프 (Crepes Wueen Marry) 등의 메인 디쉬가 이어지는 선데이 브런치에는 취할 때까지 마실 수 있는 샴페인, 따끈하고 신선한 스콘과 머핀이 바구니 한가득, 딸기 버터와 함께 나온다. 에그스 베네딕트는 홀란데이스 소스를 제대로 준비해 LA 최고. 이 집의 에그스 베네딕트에 쓰이는 계란은 말 그대로 진정 축복을 받았다.

▲종류 : 스테이크와 프라임 립 등 영국, 미국 요리 ▲오픈 시간 : 런치, 월-토요일까지 11시부터 3시. 디너, 5시부터 주중은 10시까지 금, 토요일은 11시까지. 일요일은 4시-10시. 선데이 브런치는 11시 30분부터 2시 30분. ▲가격 : 전채 요리는 3-9달러, 메인 디쉬가 13-25달러 ▲드레스 코드 : 세미 캐주얼 ▲주소 2980 Los Feliz Bl. Los Angeles, CA 90039 한인타운에서 Los Feliz 길을 타고 동북쪽으로 가다보면 그리피스 공원 입구, 다리 밑을 지나 오른쪽에 있다. ▲예약 전화 : (323) 664-4024
jy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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