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부 이태리 풍성한 맛 그득

2001-10-1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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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외식

▶ 나폴리 음식 전문 LA 트라또리아

르네상스 문화가 만개한 나라, 이태리. 당시 수많은 공국으로 나뉘어져 있던 이태리는 그 자유스러운 분위기와 탄탄한 경제력, 메디치 가를 비롯한 귀족들의 문화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등 복합적인 이유로 르네상스 문화가 찬란하게 꽃 필 수 있는 토양을 갖추게 된다. 이태리에 가면 이태리 음식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따로 없는 것도 이런 역사에 기인한다. 움브리아, 투스카니, 나폴리 등 각 지방의 요리가 있을 뿐이다. LA 트라또리아 (L.A. Trattoria)는 이렇게 다양한 이태리 요리 가운데 남부인 나폴리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나폴리 출신의 넉넉한 주인 겸 주방장 뻬뻬 (Peppe Miele)는 여느 이태리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마마가 만들어주었던 파스타와 피자에 대한 추억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그 맛의 기억을 되살려 이태리식 수제비 뇨끼 (Gnocchi alla Sorentina)를 선보인다. 토마토와 베이즐, 모짜렐라 치즈만을 넣어 단순하게 만든 이 요리가 혀에 닿자 ‘돌아오라 소렌토로’의 정겨운 선율이 들려오는 것 같다.

예로부터 가난했던 나폴리 사람들은 싸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파스타로 주린 배를 채웠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나폴리의 파스타 요리는 이태리의 어떤 지방보다 발달하게 된다. L.A. 트라또리아에서는 이태리에서 맛보는 것처럼 약간 설익혀 (알단테) 더욱 쫄깃쫄깃하며 맛있는 파스타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조개와 홍합, 새우, 꼴뚜기, 게 등 해물을 듬뿍 넣은 링귀니 (Linguine del Golfo)는 우리들 입맛에 꼭 맞는다.


이태리에서는 파스타를 전채 요리처럼 먹어 프리모 (Primo, 첫 번째 먹는다는 뜻)라 부르고 고기나 생선 요리 등의 본 요리를 두 번째 먹는다 하여 세꼰도 (Secondo)라 한다. LA 트라또리아의 세꼰도는 닭고기, 소고기, 양고기, 생선 등 종류대로 다양한데 가장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재료의 풍미를 살리고 소스 사용을 절제한 조리법을 선보인다. 빌 챱 (Lombata di Vitello in Agrodolce)의 맛은 아주 담백하고 단순해 송아지 고기의 연한 감촉을 더욱 즐길 수 있었다.

LA 트라또리아는 한 건물 내에 안티카 피자리아(Antica Pizzeria)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우드버닝 오븐에서 구워내는 네오폴리탄 식 피자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LA 타임스의 음식 비평가, 이레인도 격찬했던 진미. 쫄깃쫄깃한 피자 반죽에 신선한 모짜렐라 치즈와 토마토 소스, 베이즐의 향이 어우러진 피자 마게리타 (Pizza Margherita)는 마가레타 여왕이 가장 좋아했다는 본래의 맛, 그대로를 재현해 놓은 것 같다. 그의 피자 만드는 솜씨는 여러 곳에서 인정받아 요리 학원의 강사로 초빙되었다고. 식당 비평가가 주는 상 등, 크고 작은 상을 제법 수상했다.

1층 다이닝 공간과 더불어 2층에는 다락방처럼 낮은 천장이 아늑한 느낌을 주는 실내, 그리고 L.A.에서 가장 로맨틱한 패리오가 밤하늘의 별을 머금고 우리를 반겨준다.

▲ 종류 : 이태리 남부 요리
▲ 오픈 시간 : 런치,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1시 30분부터 3시 사이. 디너, 5시 30분부터 주중은 10시 30분까지 그리고 주말은 11시까지.
▲ 가격 : 전채 요리는 5-17달러, 피자를 포함한 메인 디시는 7-21달러. ▲ 드레스 코드 : 세미 캐주얼
▲ 주소 8022 W. 3rd St. Los Angeles (한인타운에서 3가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보면 Fairfax를 지나 왼쪽에 있다. )
▲ 예약 전화 : (323) 658-7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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