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케로운 스트링치즈

2001-10-05 (금)
크게 작게

▶ 푸드코너

▶ 간식-술안주로 인기, 11년만에 석권

한인타운과 인접한 5117 샌타모니카 블러버드(아드모어 애비뉴와 놀만디 애비뉴 사이)에 위치한 케로운 데어리스(Karoun Dairies)가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치즈 생산회사로 떠오르고 있다.

케로운 데어리 상표의 치즈중 세가지가 올해 켄터키 루이빌에서 열린 제 18회 아메리칸치즈 소사이어티 컨벤션에서 쟁쟁한 역사와 명성의 치즈제조업체들을 물리치고 여러개의 상을 따냈고 또 올해 캘리포니아주 치즈페어에서도 여러개의 메달을 따냈기 때문.

케로운표 치즈중 가장 유명한 제품은 스트링치즈다. 어린이들 간식이나 어른들의 술안주, 칵테일파티에서 큰 인기를 차지하고 있는 케로운 스트링치즈는 미국내 기존 치즈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꿨다.


케로운 상표의 역사는 불과 11년전에 레바논에서 빈털터리로 이민한 사장부부, 종업원 1명이 소수계 대상 조그만 마켓이나 개인에게 파는 치즈를 만들어내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제는 케로운 상표 치즈는 전국의 대형 수퍼마켓이나 주로 식품을 취급하는 존스마켓, 코스코, 홀 푸즈, 브리스톨팜스, 알버슨스, 마더스마켓등지에서도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단한명 직원이 이제는 55명으로 늘었고 LA와 중가주 털럭의 공장에서는 매주 6만 파운드 이상의 치즈와 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케로운 데어리라는 상호는 원래 중동이나 지중해 연안국가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베이루트나 니코시아등지에 많이 보이는 이 상표가 미국의 치즈업계를 휘어잡고 활개를 펴게 된 것은 11년전 레바논에서 이주한 안토 바그다사리안의 치즈만들기 외길인생의 결실.

아르메니안 후손인 그는 1928년 조국잃은 피난민으로 레바논에 이주, 그를 동정한 주민에게서 치즈와 요구르트 만드는 법을 배워 치즈공장을 세운 선친의 대를 이어 어려서부터 치즈 개발에 매달렸다. 덴마크에 유학도 했고 결과 중동에서 최초로 저온살균법을 적용하는 낙농가공 공장을 세워 운영했지만 13년간 지속된 내전에 질려 90년 빈손으로 LA에 왔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역시 치즈만들기 였다. 몇평의 공간을 빌려 중동스타일 치즈를 만들어 중동이나 유럽계 이민커뮤니티에 팔다가 그는 미국인, 또는 캘리포니아 주민의 입맛을 잡기로 했다.

처음 도전한 분야가 아메리칸 스트링 치즈. 모자렐라 치즈로 만드는 기존의 스트링치즈에 그는 중동스타일을 가미했다. 좀더 짜고 끈끈한 유즙을 첨가했으며 가는 털실뭉치처럼 포장해서 내놨다. 칼이나 포크를 쓰지 않아도 줄줄이 찢어지며 또 샌드위치나 피자에서 잘 녹아나는 그의 스트링치즈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했으며 새로운 치즈세계의 지평을 열게 됐다. 소수계인 그의 아메리칸 드림도 한순간에 성취됐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