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에몬테식 스테이크 ‘기막힌 맛’

2001-10-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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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외식

▶ 이태리 정통요리 첼레스띠노

이태리의 피렌체를 여행할 때의 일이었다. 이 지역을 꽤 차고 있는 친구의 안내로 시뇨리나 광장을 지나 피에몬테 식 스테이크를 전문으로 한다는 레스토랑엘 들렸다. 세상에 이게 고기가 맞나. 뭘 먹고 자란 고기를 어떻게 요리했기에 이렇게 부드러울까. 갈비에 차돌박이 등등…. 그래도 고기 꽤나 먹어봤던 입맛에도 이태리 식 스테이크 맛은 그 지역 와인, 끼안띠와 더불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었다.

첼레스띠노 스테이크 하우스(Celestino, An Italian Steak House)는 이태리 정통 요리와 함께 입에서 살살 녹는 피에몬테 식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시칠리아 출신의 드라고 (Drago) 형제들이 LA 레스토랑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가볍지 않다. 와인을 담그는 것은 물론, 올리브 오일과 치즈도 손수 만들었던 농부인 아버지, 그리고 매일 파스타를 직접 반죽하고 신선한 빵을 구웠던 어머니를 두었던 드라고 집안의 6형제들 가운데 무려 4명이 LA에서 요리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스테이크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맏형, 첼레스띠노는 작은 키에 통통한 몸매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쩌렁쩌렁 극장을 울리는 이태리 테너의 모습을 참 많이도 닮았다.


오렌지색과 짙은 주황색은 가장 식욕을 자극하는 색깔이라던가. 해바라기 그리고 가을을 느끼게 하는 화병의 꽃이 더해져 더욱 화사한 실내에 앉아 스테이크의 고소한 냄새를 맞자니 배에선 쉬지 않고 쪼르륵 소리가 난다.
피에몬테 지방에서 사육하는 방식대로 자연 방목한 소로 요리한 티본 스테이크 (Bistecce Piemontese)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낮고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한 것이 스테이크 좀 먹어봤다 하는 사람도 만족할 만하다. 특히 두 사람이 피오렌티나 페르 두에 (Fiorentina Per Due, 피렌체 식으로 준비한 스테이크 2인분)를 주문하면 테이블 위에서 손을 놀리며 커트 해 주는 것이 보기만 해도 즐거울 판인데 부드럽고 감칠 맛 도는 것이 기막히다. 페퍼콘 소스, 버섯 소스를 선택할 수 있지만 고기 본래의 맛을 즐기려면 그저 살짝 레몬과 올리브 오일을 뿌린 것이 최고. 익히는 것 역시, 미디움, 또는 미디움 레어를 시키는 것이 가장 부드러운 육질, 풍부한 육즙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첼레스티노에서는 또한 이태리를 여행할 때 맛보았던 것 같은 쫄깃쫄깃한 알덴테 (Al Dente, 약간 설익은 듯한 면발) 스타일의 파스타가 맛있다. 단 호박으로 소를 넣은 만두 모양의 또뗄로니 (Tortelloni Di Zucca)는 크림 버터 소스와 세이지의 향이 짙다. 가재 한 마리를 다 사용해 토마토 소스로 요리한 링귀니 파스타 (Lingyine Con Aragosta)는 스테이크가 아니더라도 첼레스티노를 찾게 하는 진미. 짭짤한 바다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비스테카 타르타라 (Bistecca Alla Tartara)는 우리 식 육회에 해당되는 전채 요리. 달콤한 소스와 함께 혀에 다가오는 느낌이 관능적이다. 야채와 곁들여 낸 부드러운 모짜렐라 치즈와 샐러드 (Burrata con Insalata Novelle)도 입맛을 돋군다.

▲종류 : 스테이크와 이태리 요리
▲오픈 시간 : 주 7일, 오후 5시 30분-11시.
▲가격 : 전채 7-13달러, 파스타, 12-24달러, 스테이크와 메인 디쉬 20-32달러.
▲드레스 코드 : 세미캐주얼, 정장
▲주소 8908 Beverly Bl. Los Angeles, CA 90403 (Beverly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Robertson을 지나 Doheny 전, 왼쪽에 있다.
▲예약 및 문의 전화 : (310) 858-5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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