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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암호화폐 시대, “경제서 비중·역할 높아질 것”

2021-06-09 (수)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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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총 1조6,000억달러로 성장, 새로운 투자수단 인기

▶ 가격변동성을 줄어야 하고 안전장치는 필요 지적

미래는 암호화폐 시대, “경제서 비중·역할 높아질 것”

암호화폐가 미래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은 분명 커질 것이지만 아직도 투기, 또는 사기라는 따가운 시선과 함께 변동성을 줄여야하는 과제를 앉고 있다. [로이터]

■ 미래는 암호화폐 시대

2021년은 암호화폐(가상화폐)가 글로벌 경제 무대에 본격적으로 데뷔한 해이다. 그동안 일부 소수 투자자들만 거래하던 암호화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가격이 본격적으로 급등했고 대형 월가은행이 암호화폐 관련 상품까지 출시하면서 주류 금융제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의 역할은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이 아직도 엇갈린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암호화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그 역할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의 최근 트렌드와 미래 전망을 조명해본다.

■ 연초 오르다가 최근 급 하락세


암호화폐는 지난 5월 들어 급격한 가격 변동을 보였다. 대표주자인 비트코인(Bitcoin)이 5월초에 5만9,000달러까지 올라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가 이후 급격히 하락하며 모든 암호화폐가 최악의 5월을 보였다.

지난 1일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정보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3만6,790달러를 기록했다. 두 번째로 비중이 큰 이더리움(Ethereum)은 2,615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비트코인이 5월 한 달 37% 폭락한데 비해 이더리움은 11% 하락에 그쳐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양 암호화폐의 시총 격차도 크게 줄었다. 1일 현재 비트코인의 시총은 약 6,888억달러, 이더리움은 약 3,036억달러로 시총 격차가 4,000억달러 미만으로 좁혀졌다. 한 때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총 격차는 1조달러 이상이었다.

또한 1일 현재 암호화폐 전체 시총은 약 1조6,000억달러 규모다. 비트코인이 한때 암호화폐 시총의 70% 정도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42%로 내려왔다. 비트코인의 지배력이 줄어들었다.

■ 1위 비트코인은 부진, 2위 이더리움은 선전

반면 이더리움은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암호화폐의 급락에도 이더리움은 지난 1년간 900% 급등했지만 비트코인은 275% 상승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의 전망이 더 밝다고 분석한다. 월가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더 유망하다며 결국 비트코인을 추월해 시총 1위의 암호화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비트코인은 암호화폐 거래만 하지만 이더리움은 다른 거래도 할 수 있다며 이더리움을 ‘정보의 아마존’이라고 평가했다. 이더리움 네트웍이 비트코인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즉 비트코인이 결제나 거래 관련 시스템, 즉 화폐로서의 기능에 집중하는 반면 이더리움은 거래나 결제뿐 아니라 계약서, 이메일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게 확장성을 제공한다. 화폐뿐 아니라 다른 용도, 줄여서 dApp(댑)이라고 부르는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누구나 만들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최근 인기 있는 대체불가능토큰(NFT)도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다. 또한 이더리움이 비트코인보다 전기를 훨씬 덜 소모한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이더리움의 시총이 비트코인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 전 세계 암호화폐 1만개 넘어, 투자 시 조심

사실 대다수 사람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또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대규모 투자로 부각을 받고 있는 도지코인(Dogecoin) 정도를 알고 있지만 사실 전 세계 암호화폐는 1만개를 훌쩍 넘으며 지금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 사이트에 등재된 암호화폐 개수는 지난 5월23일 현재 1만3개로 처음으로 1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9년 8월 21일까지만 해도 2,457개에 그쳤지만 채 2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4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전 세계에 암호화폐 투자 광풍이 불면서 빠르게 늘었다. 올 3월 21일에는 8,899개였지만 지난달 22일 9,420개로 늘더니 한 달 사이 다시 500개 이상 늘며 1만개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투자자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990년대 말 벤처 붐이 일어났을 때도 투기 붐이 일었지만 벤처기업의 성공 확률은 3~5%에 불과했다”며 “암호화폐의 성공 확률은 벤처기업보다 더 낮을 것이다. 좋은 암호화폐를 고르는 안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새로운 암호화폐가 계속 나오면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투자 비중은 늘고 있다. 변동성이 커 짧은 시간 안에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현혹되고 있지만 그 만큼 리스크도 높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가 모두 거품은 아니다. 그 중에서도 우수한 코인이 있다”며 “발행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코인 가격이 꾸준히 오르거나 일정 가격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좋은 암호화폐‘라고 지적한다.

■ 정부 규제는 강화 추세

암호화폐에 대한 각 정부의 규제는 강화되는 추세다. 너무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일정부분 정부의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 정책 당국은 암호화폐와 관련한 종합 규제 대책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암호화폐 관련 유관 기관 간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규제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클 쉬 연방 통화감독청(OCC) 청장 대행은 지난달 30일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등 기관들이 참여해 암호화폐 규제안 마련을 위한 별도의 TF를 꾸리고 최근 첫 회의까지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방 재무부는 지난 5월 20일 1만달러 이상의 가상화폐 거래를 반드시 연방 국세청(IRS)에 신고하도록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가상화폐는 탈세를 포함한 광범위한 불법행위를 가능하게 해 이미 심각한 문제를 제기한다”며 가상화폐와 가상자산 거래소, 가상화폐를 허용하는 결제서비스 계좌를 국세청 신고 시스템에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우려로 대표적 위험 자산인 암호화폐의 거품이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투자자 보호 대책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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