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샤핑 급증 아마존 최대수혜… 배달서비스 호황
▶ 집콕 영향 주택수리·스트리밍 업체·마시지체어도 인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샤핑업체인 아마존은 코로나19발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손꼽힌다. 매출과 순익이 분기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로이터]
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집수리와 개조에 기록적인 돈을 지출하고 있다. 한 아시안 부부가 로우스에서 샤핑하고 있다. [로이터]
디즈니 플러스(위쪽)와 넷플릭스 등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들과 화상회의 플랫폼 ‘줌’도 고객과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미국 등 전 세계 기업들에게 많은 변화를 강요했다. 특히 항공/여행업계, 요식업 등 예전처럼 사람들이 모이거나 이동해야 하는 업종들은 경제봉쇄로 인한 이동 제한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반면 위기 속에 기회도 있다고 코로나19로 혜택을 본 기업들도 분명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기업들의 생존 경쟁과 옥석 가리기는 올해에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로나발 소비형태 변화 가속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뉴노멀 시대의 도래와 함께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 변화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활동 봉쇄나 재택근무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급증하면서 소비 형태에도 변화가 일었고 이에 따라 혜택을 본 기업들이 물론 있다.
비대면(언택트)·온라인 소비가 급증하면서 가장 큰 수혜 기업으로는 단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손꼽힌다.
아마존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대다수 기업들이 직원들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직원들을 채용했다. 또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아마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의 재산은 1,000억달러를 훌쩍 넘어 1,800억달러 규모에 달하며 세계 1위 갑부의 위치를 더욱 공고해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3분기 매출액 961억5,0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12.37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견줘 37% 증가한 것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2분기에도 1년 전보다 40% 증가한 매출을 올리면서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갔다.
아마존은 물류와 관련해 지난해만 무려 43만명을 신규 채용했다. 아마존 전체 직원은 2019년보다 50% 늘어나며 120만명이 넘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 사태 속에 앞으로 아마존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이 온라인 판매로 몰리면서 폭증한 온라인 매출은 미국의 물류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섰다. NYT에 따르면 지난 연말 샤핑 시즌에 미국 배송 서비스업체에 접수된 각종 화물은 30억개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2019년보다 8억개가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UPS와 페덱스 등 배송업체들은 연말 샤핑 시즌을 앞두고 늘어날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수만명 직원 채용 및 화물기 증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행 대신 집에 투자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에게 집이 더 이상 거주 공간만이 아닌 재택 근무처로 확대되면서 가구와 가전제품을 더 크고 신형으로 교체하는 소비형태가 주류사회는 물론 한인사회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택 소유주들의 경우 홈오피스로 개조하거나 야외 패티오를 설치하는 등 집수리와 개조 ‘열공’ 또한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DIY족’(Do it Yourself)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주택수리·건축자재 업체인 홈디포와 로우스가 기록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홈디포와 로우스의 지난해 2·3분기 매출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두 자릿수의 증가세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홈디포 매장을 찾은 일일 방문자 수는 전년 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크레이그 미니어 홈디포 최고경영자(CEO)는 “사람들이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 어느 때보다 집이 중요한 시기”라며 사람들이 집수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미니어 CEO는 이어 “소비자들이 더 많은 물품을 구입하고 있고 같은 종류의 물품이라도 예년보다 더 비싼 제품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경제 분석매체인 무디스 어넬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경제학자는 “코로나 사태로 경제적으로 힘든 미국인도 많지만 재택근무를 하면서 소득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 외식이나 여행, 옷 구입 등의 지출을 줄이면서 재정적 여유가 생긴 미국인도 많다”며 “대다수 미국인에게 주택이 재산목록 1호인만큼 그동안 신경을 쓰지 않았던 주택 개조와 수리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냉장고와 세탁기, 식기세척기, TV 등 대형 가전은 물론 밥통과 공기청정기, 정수기, 가구 등 집 관련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영화관에도 가지 못하고 집에서 TV 시청을 많이 하는 소비자 위주로 대형 TV 구입도 활발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형 TV 구입이 늘어나면서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와 디즈니 플러스도 대표적인 수혜업종이다. 디즈니가 운영하는 테마공원 디즈니랜드가 경제활동 봉쇄로 수천명의 직원을 해고했지만 디즈니가 운영하는 디즈니 플러스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가전업체 한스전자와 텔레트론 등에 따르면 한인들이 냉장고를 더 큰 모델로 교체하거나 추가로 냉장고를 구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평소보다 더 많은 식품을 구입해 보관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주류 가전업체 베스트바이도 지난해 큰 폭의 매출 신장을 달성했다.
전국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코와 한인·주류 수퍼마켓도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껑충 뒤며 수혜 업종으로 손꼽힌다. 식당에 가지 못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주문 배달업체 도미노피자와 피자헛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식당 배달서비스인 도어대시와 포스트메이트, 그러브허브 등도 밀려드는 고객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내고 있다. 지난 12월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로 도어대시의 중국계 20·30대 공동창업자 3명은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LA 한인타운과 세리토스에 매장을 갖고 있는 코리아가구에 따르면 많은 한인들이 홈오피스를 만들거나 집을 리모델링 하면서 소파, 침대와 책상, 식탁 등을 교체하고 있다.
마사지체어 전문 판매업체인 카후나 마사지체어와 바디프랜드 등 업체들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사지체어 판매가 오히려 늘었다고 전했다.
■비대면 서비스 브랜드 약진
이같은 현상에 대해 유통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소비자들의 가치관과 소비형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가족과 가정의 소중함과 중요성과 함께 먹고 자고 씻는 공간이었던 집이 이제는 생존과 생활을 위한 가장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집과 가족에 대한 투자에는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는 것이다.
미 시장조사업체 ‘브랜드키즈’(Brand Keys)가 지난 9월 발표한 ‘2020년 고객 충성도 기업 순위’에서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 코로나 수혜 기업이 약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시장이 대격변을 맞으며 새로운 브랜드들이 약진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2020년 조사에서 아마존 온라인 소매 부문은 전년도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집콕’(집에서 머무름)이 대세가 된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6위였다가, 올해 2위에 올랐다. 아마존 동영상 스트리밍 부문은 7위에서 3위로 상승했다. 디즈니의 동영상 스트리밍 부문은 처음으로 100위 안에 진입, 7위를 차지했다. 훌루(Hulu) 역시 32위에서 19위로 13계단 상승했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은 올해 48위로 처음 100위권에 들었다.
이외 도미노 피자(15위→5위), 홈디포(37위→8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스타그램(22위→11위), 간편결제 페이팔(21위→13위),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35위→17위) 등이 코로나19의 수혜를 본 브랜드들이다.
브랜드키즈는 “코로나19에 따른 소비시장의 대변화가 순위에 반영됐다”며 “‘뉴노멀’ 시대에 소비자의 욕구에 잘 부합하는 브랜드가 신뢰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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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